🏯 서산 해미읍성 │ 조선의 역사를 따라 걷는 부부의 봄날 산책
충남 당일치기 여행지 추천, 은퇴 부부의 감성 나들이
봄바람이 살랑이던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충남 서산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노란 수선화로 가득했던 유기방가옥에서 따뜻한 감동을 느낀 후, 조용히 두 번째 여행지로 향했지요. 그곳은 바로 서산 제1경, 조선의 숨결이 고요히 깃든 해미읍성이었습니다.


⛩ 조선의 시간을 품은 평지 읍성, 해미읍성
해미읍성은 조선시대 군사·행정 중심지였던 곳으로, 현재까지 성곽과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드문 평지형 읍성입니다.
특히 세종대에 축조된 이곳은 6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며, 천주교 순교 성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세기 병인박해 당시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수감되고 고문당하며, 끝내 순교의 길을 걸은 아픈 역사가 남아있습니다. 성 안에는 순교자 기념비, 형틀, 고문기구, 역사관 등이 마련되어 있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깊은 사색과 역사 교육의 장소로 의미를 더합니다.


👣 말없이 나란히 걷는 읍성 산책, 그 여유로움
남문을 지나 성 안으로 들어서자 남편이 말했습니다.
"이런 데는 둘이 와야 제맛이지."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성벽 아래 피어난 봄꽃, 따뜻한 햇살, 그리고 돌담길 위로 부는 바람이 평화롭기만 했습니다. 우리는 말없이 천천히 걸었지만,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공기를 마시는 그 시간이 참 고맙게 느껴졌어요. 사진 찍는 관광객들 사이를 지나 성곽길을 따라 걷는 남편의 뒷모습이 유난히도 평온해 보였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만 살아와서 이런 ‘말 없는 여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잊고 있었구나, 하고요.


📌 해미읍성 여행 정보
- 위치: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남문2로 143
- 입장료: 무료
- 관람 시간: 24시간 개방 (야간 조명 설치)
- 주차: 무료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 소요 시간: 천천히 둘러보면 약 1시간 30분 소요

주요 관람 코스
- 남문 → 옥사 터 → 성곽길 산책 → 순교성지 → 망루
여행 팁
- 봄·가을 산책에 제격!
- 역사 해설 자원봉사 운영 중 (현장 문의)
- 인근에 해미 전통시장, 해미성당, 전통 찻집 등 볼거리 풍성


☕ 함께 들르면 좋은 해미읍성 근처 스폿
✔ 해미순교성지 성당
붉은 벽돌과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성당. 해미읍성과 함께 돌아보면 감동이 더 깊어집니다.
✔ ○○한우국밥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국밥집. 현지 주민들도 추천하는 맛집으로 든든한 한 끼에 좋아요.



💬 여행이 남긴 말 한마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런 데는 자주 오자. 같이 걸으니까 마음이 참 편해."
그 말에 괜히 울컥했던 저는 창밖의 봄 풍경을 보며 생각했어요.
이제야 비로소, 우리 인생의 진짜 봄이 시작되는 것 같다고요.
조용한 읍성 길을 함께 걷는 지금 이 순간이, 바쁘게만 살아온 지난날보다 더 소중하다는 걸 해미읍성이 조용히 알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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